많은 부부를 만나다 보면 내담자를 통해 이론이 생생하게 실체화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상담자는 모든 내담자에게 감동받는다. 어느 남편이 오랜 부부 갈등을 겪으며 고통스러웠던 마음을 아내에게 이렇게 표현했다. “난 내 사랑을 지키며 살고 싶었어” 사랑은 the will 이다. 사랑은 흥분된 정서가 아니다. 사랑은 서로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상대가 자신을 위해 무엇을 했나 안했냐에 출렁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기로 한 마음을 지키고 지켜가도록 서로가 협조해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내가 사랑을 준 만큼 오지 않을 때 부부는 그 만큼의 고통을 상대에게 주고 싶어 한다. 사랑과 공격성은 동전의 앞뒤처럼 다르지만 같은 하나의 동전이다. 사랑에 대해 갖는 있는 주관적 인지적 개념을 살피고, 공격하는 그 마음 또한 사랑을 확인하는 방법임을 알게 된다.
인간은 거울뉴런세포를 갖고 태어난다. 거울뉴런세포는 사람과 공감하고 나의 아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겪지 않도록 자비의 마음을 갖추게 해 준다. 인간은 그렇게 인간에게 연민을 갖춘 자세로 관계를 맺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부부는 자신이 상대에게 받은 고통스런 마음을 상대가 느끼지 못하니 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자신에게 공격한다고 생각해서 내가 당한 고통만큼 그 마음을 경험시키려 공격한다. 마음을 교류하고자 한 그 태도나 방법은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키고 그 태도와 방법의 악순환에 갇히게 되어 원래 교류하고자 했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고 그 태도와 방법으로 고통을 겪는다. 본질은 사라지고 비본질이 주가 된다.
따라서 부부상담에서 만나는 부부는 부부로 만나기 전 개인의 처리되지 못했거나 충족되지 못한 욕구나 공격성, 소망을 현재 있는 그대로의 배우자와 관계 맺기보다 자신의 결핍을 충족시켜 주길 바라고 소망하여 요구함으로써 부부관계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요구하는 배우자는 사랑한다며 결혼하였는데 자신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채워주지 않는 배우자로 상처받고, 요구 받는 배우자는 요구가 너무 과하고 평범하지 않아 상대 배우자를 이상하게 보며 오해가 깊어진다. 이런 요구는 무의식적으로 요구되고 처리 되어진다.
또한 상담자는 배우자의 처리되지 못한 심리적 갈등이나 자기애적 욕구가 채워지길 바라는 것이 부부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의 통찰상담을 통해 부부의 상호작용을 살피도록 한다. 부부상담은 부부가 함께 작업을 하기도 하지만 개인상담의 영역도 병행하여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