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유명한 정신과의사에게 고비용으로 3년간 부부 상담을 받던 부부가 찾아왔다. 왜 상담사를 바꾸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아내는 자신은 충분히 위로 받는 시간이 되었지만 남편과 관계는 진전되지 않고 남편은 형식적 참여만 하는 느낌으로만 남아 있었다. 부부에게 일어난 남편의 외도에 대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에 답답한 마음은 해소되지 않아 상담사를 바꾸게 되었다고 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상담사를 바꾸게 되는 내담자를 만나게 된다. 내담자 입장에선 했던 이야기를 또 다시 해야 되는 상황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과 시간을 다시 들여 상담을 시작한다. 그럴 때 내담자들이 하는 말은 위로는 되었는데 여전히 답답한 그 상태 때문에 다른 상담사를 찾게 됐다고 한다.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특성은 인간을 이해하는 문이다. 각 영역은 각자의 고유한 역할을 하지만 사실 이 셋은 연결되어 있다. 남편의 외도란 엄청난 사건은 아내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정서적 충격이었을 것이다. 정서적으로 충분히 위로받았지만 여전히 남편의 외도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남편에 대해 알고 싶다. 주관적 불안, 공포에서 정서적으로 안전해지면 이제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부부에게 일어난 상황을 한 발짝 떨어져 본다. 감정에 압도되지 않고, 지금까지 보내온 시간과 앞으로 미칠 파장,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생각한대로 살고자 일치된 행동을 이끌어 낸다.
상담사는 각각 유리되어 있는 인지, 정서, 행동을 연결시켜 주는 작업을 한다. 정서는 인간관계에 촉진적 개입을 여는 통로가 되어 생각과 행동을 유발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정서가 중요한 관계의 핵심이지만 그 정서에는 주관적 생각으로 연결되고 그 생각은 행동으로 완성된다. 이 유기적 관계를 통합적으로 연결될 때 자기와 일치되는 자기감을 갖추게 된다. 이 셋은 따로 유리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상담에서 사용되는 인지기법, 정서치료. 행동치료 모두 자기와의 연결감을 꾀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이런 상담이론에 대해 통합적인 자세를 취한 상담사를 만날 때 내담자는 시간과 돈을 헛되게 쓰지 않게 된다.
정서적으로 위로 받았다고 한 내담자에게 위로로만 그친 그 정서가 주는 정보에 초점을 두고 그 정보가 주는 욕구에 접촉하여 생각하도록 하였다. 정서를 공감하고 수용하며 그 정서가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지 확장적 질문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생각하게 하는 토대를 만들게 되고 그 생각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는 과정과 연결된다. 자기 안의 정서, 인지, 행동의 연결은 true self가 응집되며 자기감을 갖추게 된다. 부부는 이렇게 true self로 만나며 친밀한 교류를 하게 된다.
부부는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상담은 상담목표를 정해서 진행되므로 숫자로 10회기 20회기 등 단정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부부의 목표는 부부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시간 부부상담을 통해 경험한 바로는 대략 15회기에서 20회기면 부부는 자신들이 정한 목표로 해결방법을 찾아 간다.